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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시집 <인디언식으로 사랑하기> - 하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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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졸업하기 전에 받아둔 싸인


 시집 외 1편

                                                         하상만

  유홍준 시집을 읽으며

  전철에 앉아 종로 가는 길

  고개를 들었더니

  앞에 서 있는 남자가

  시집을 들고 있다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을 읽고 있다

  소설과 소설이 만나긴 쉬워도

  잡지와 잡지가, 신문과 신문이

  만나긴 쉬워도

  시집과 시집이 만나긴 어려운 것인데

  처음이다 

  이거 반가워해야 하나

  인사라도 해야 하나

  남자의 시 읽기를 방해하면

  되나 

  안 되나 고민하다가

  에이, 소설과 소설이 만난다고

  잡지와 잡지가, 신문과 신문이 만난다고

  인사하는 법 있나

  그냥 모른 채 하고 다시

  유홍준의 시집을 그는

  도종환의 시집을 읽으며

  어디론가 가고 있는데

  깍두기 머리에 까만 얼굴

  그에게 

  시는 어떻게 왔을까

  참 

  묘하고 반갑다

 

오, 하느님 

 

 

 


  노년의 남녀가 전철에

  붙어 앉아 있다

  여자의 손이 남자의 허벅지에

  올라가 있다 그곳에 아주 바짝

  다가가 있다 남자가 여자의

  손등을 어루만지고 있다

  부부일까

  부부가 저렇게 바짝

  벌건 대낮에 그곳에 손을

  갖다 댈 수 있는 것일까

  산에 다녀왔는지

  등산 가방들이 한쪽에

  놓여 있다

  아직 오르지 못한 봉우리가

  있다는 듯 여자의 손이 자꾸만

  올라 간다 내 눈치를 보며

  그곳도 올라 간다

  올라 간다 

  더덕이라도 한 뿌리

  그곳에 있다는 듯

  천천히 뿌리가 다치지 않게

  여자의 손이

  올라 간다

  아버지 

  어머니 

  오, 하느님

  저래도 

  됩니까 

 
[출처] 시집 외 1편 - 하상만 웹진 시인광장 2008년 봄호 (통호 제8호) |작성자 웹진 시인광장


  무슨 글을 쓸까 생각중에 중학교때 제 담임 선생님이신 시인 하상만 선생님께서 쓰신 시집이 생각나네요. 제가 중학생때 신인문학상을 받으셨습니다.(관련기사는 아래 프로필에 링크 참고)

  중학교때 읽으면서 이해안가던 부분이 많았는데 이제 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하네요;;; 인디언들은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할지 궁금하신 분들은 구입하세요^^ 전 시를 읽다가 시속에 제가 사는 지역의 익숙한 장소도 나오니까 재미있었습니다. 문학이런건 잘 몰라서 시가 좋다 나쁘다 평가는 못하지만 상도 받으시는 분이니까 잘 쓰시는거 겠죠.

하상만 시인

1974년 경남 마산에서 출생하였으며 동국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2005년 『문학사상』신인상에 '우물' 외 4편의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현재 경기도 대광중학교의 교사로 재직중에 있다.

문학사상상 주관 2006 신인문학상 수상 -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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